어느 순간부터 TV 소리를 조금씩 줄이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TV 소리를 조금씩 줄이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TV 소리를 조금씩 줄이게 되었다 저녁을 먹고 거실에 앉아 리모컨을 집어 듭니다. 예전 같으면 TV를 켜자마자 소리를 조금 키웠습니다. 뉴스 첫 문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드라마 대사를 또렷하게 들으려고 볼륨 버튼을 몇 번 눌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반대입니다. 화면이 켜지면 가장 먼저 소리를 한 칸 내립니다. 처음에는 가족이 시끄럽다고 할까 봐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혼자 있는 날에도 똑같았답니다. 집 안이 조용할수록 TV 소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졌고,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던 효과음과 광고 음악이 귀를 밀어내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그때부터였습니다. 리모컨을 잡으면 채널보다 볼륨부터 만지게 된 것이. 뉴스를 보다가도 소리를 한 칸 줄인다 저녁 뉴스가 시작되면 습관처럼 화면을 바라봅니다. 진행자의 목소리는 차분한데도 속보 자막과 함께 음악이 커지면 손이 먼저 리모컨으로 갑니다. 한 칸. 그래도 크면 한 칸 더. 예전에는 소리가 커야 집중이 잘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소리가 작아야 내용이 더 잘 들어옵니다. 큰 소리에 밀려 지나가던 말들이 조용한 음량에서는 또렷하게 남습니다. 뉴스가 끝난 뒤 마음까지 덜 들뜬다는 것도 그 때문인지 모릅니다. 광고가 나오면 아예 음소거를 누를 때가 있다 드라마를 보다 가끔 광고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조용히 이어지던 대사 뒤로 밝은 음악과 빠른 목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집니다. 그럴 때는 볼륨을 줄이는 것보다 음소거 버튼을 누르는 편이 훨씬 마음 편합니다. 광고가 흐르는 동안 물을 한 잔 마시거나 창밖을 봅니다. 이 짧은 침묵이 생각보다 좋습니다. 방금 본 장면을 떠올릴 여유도 생기고, 잠...